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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종교

법원, 200여억 원 사기·유사수신 혐의 박영균 목사에 징역 6년 선고

“박 목사, 지위 남용해 성도들 믿음 ‘사익추구’ 수단으로 삼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9단독(법관 서삼희)은 10일 성도를 비롯한 교계 주요 교단의 목회자, 대학 교수 등 투자자 150명으로부터 받은 200여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된 복음과경제연구소 박영균 목사(우리중앙교회)에게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함께 구속 기소된 복음과경제연구소 팀장 김 모 씨에게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날 법원은 박 목사가 공소사실을 인정한 것과 범행 자백 및 제출된 증거에 의해 모두 유죄 판결을 했다.

추가로 법원은 수사과정에서 박 목사가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것과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한 정황이 있었음을 밝히며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박 목사가 수사과정에서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지속적으로 부인했으며 이를 종교 활동으로 빙자했다. 또한 김 모 씨와 자신을 수사하는 것은 종교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등 반성은커녕 납득하기 어렵고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은 “특히 박 목사는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한 것이 아니고 선교헌금을 낸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확인서와 탄원서를 제출하게 하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거나 허위 진술을 하도록 행동지침까지 만들어 지시했다. 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했다”면서 “박 목사는 목사의 지위를 남용해 성도들의 믿음을 사익추구의 수단으로 삼고 피해를 호소하는 성도들은 이단으로 비난했다. 또한 이 사건을 주도하며 팀장 김 모 씨까지 범행에 끌어들인 점을 봤을 때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또한 팀장 김 모 씨에 대해 법원은 “유사수신행위를 방조한 것에 불과하며 편취할 목적이 아니었다는 김 씨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김 씨는 투자 상담 및 설명을 담당하는 등 유사수신행위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김 씨의 역할에 비춰봤을 때 투자금이 원래의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은 점을 알고 있던 것은 편취할 목적이었다고 인정된다”고 했다.

한편 박 목사는 지난 2008년 우리중앙교회 부설 기관인 복음과경제연구소를 설립해 매월 두 번 씩 정기적인 세미나를 열며 △하나님의 계시에 따라 주식 투자를 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10년 만기식 연금가입 시 매월 8%의 수익을 보장하고 만기시 원금의 50%를 반환해주겠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해 투자해도 이익이니 보증금이라도 투자하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목사는 2010년 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투자자 150명에게 200여억 원의 투자금을 받았고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매월 2퍼센트에서 8퍼센트의 수익금을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박 목사는 주식 투자와 벤처기업 투자, 부동산 투자 등 어떤 방법으로도 수익을 낸 적이 없으며 그가 매월 나눠준 수익금은 신규로 받은 투자금으로 ‘돌려막기’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박 목사는 지난 2월 유사수신행위 및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앞서 검찰은 박 목사와 김 모 씨에게 각각 징역 8년과 3년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