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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종교

예장중앙교단 총회장 선거 공평했나?

 후보 추천 및 정견발표 없이 무작정 무기명 투표 진행

이건호 목사 직무대행이었기에 당선에 유리한 조건 갖춰
이 목사, 한기총과 대립관계 상태로 교단의 한기총 활동 어려움 예상 

 

 

예장중앙총회(총회장 이건호 목사)는 31일 서울 노원구 광운로17 서울중앙임마누엘센터에서 ‘제48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이건호 목사를 총회장으로 선출했다.

예장중앙총회는 故백기환 목사가 설립하고 총회장을 맡아 오늘날의 교단을 만들었으나 최근 백 목사가 소천한 후 교단의 새 리더 선출과 교단 분열 여부에 이목이 집중돼 왔다.

또한 예장중앙 교단은 여성 목회자가 다수인 교단이어서 48년 만에 여성 총회장이 나올 수 있을지도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투표결과 이건호 목사가 백기환 목사의 아들이자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인 백성혁 목사 및 교단 내 영향력 있는 여성 목회자인 임순자 목사를 누르고 총회장에 당선됐다.

이날 총회에서는 선거 방법을 채택하는 것과 관련해 두 가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교단 설립자인 백기환 목사가 소천하기 전 5명으로 이뤄진 고문단을 구성한 후 이들이 후보를 추천해 투표로 총회장을 선출할 것을 요청했고 교단에서 이를 받아들여 이 내용이 총회 공문으로 각 노회에 하달됐으나 총회 현장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의견이 나왔다.

백 목사의 유지와 다른 의견을 낸 이들은 법대로 해야 함을 주장했다. 이들은 총회 헌법에 나와 있는 방법대로 하지 않으면 ‘불법’이라고 강조하며 법대로 하자는 논리를 폈다.

토론 결과 백기환 목사의 뜻인 고문단을 통한 후보 추천 및 경선이 아니라 총회 헌법대로 하자는 의견이 우세해 총회장 후보 추천 및 정견발표도 없이 무작정 무기명 투표로 선거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건호 목사가 총회장에 당선됐다. 이건호 목사는 총회장 직무대행으로 활동하며 사람들에게 각인될 수밖에 없었고 다른 이들은 후보 소개 및 정견발표조차 할 수 없었기에 유리한 조건을 가진 이 목사가 무난히 총회장에 당선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총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 중에는 불편한 감정을 표출하는 이들이 있었다.

한 참석자는 “적어도 총회장 후보를 세운 후 각자의 소견을 들어보고 투표를 해야 공정한 선거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기회가 없어 특정인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었던 선거였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교단 설립자인 백기환 목사의 뜻을 따르기로 하고서 백 목사가 소천하자 그 뜻을 져버리는 선택을 한 것이 가슴 아프다”고 소견을 밝혔다.

특히 한 총대는 “이건호 목사가 한기총에서 활동하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한기총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워 교단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 목사가 총회장이 됐으니 앞으로도 우리 교단이 한기총 활동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무겁다”고 했다.

한편 예장중앙 교단은 앞으로 설립자 故백기환 목사의 뜻을 따르는 이들과 반대파 세력의 힘겨루기가 표면화 될 경우 불안한 상황을 맞을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