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종교

함께 모여 기도하자던 교단장들, 어디에?

한교총 기도회 개교회 집회로 전락했나

 

 

예장합동, 예장통합, 예장대신, 기하성 여의도, 기침, 기성, 기감 등 한국 기독교 주요 7개 교단들이 참여하고 있는 (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가 주관한 ‘2017한국교회대각성기도회’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기도회는 한교총의 첫 공식행사로 개최 전부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여러 관심이 집중된 만큼 한교총은 개최 전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행사 전 기도회 홍보기사를 교계 언론뿐 아니라 일반 언론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7개 교단장들의 모습을 담은 사전 홍보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사전 홍보영상에서 교단장들은 “분열된 한국 교회가 민족의 희망이 되지 못한 것을 함께 회개하자”고 외치며 많은 이들의 동참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기도회 기간에 함께 기도하자던 그들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일부 교단장들은 순서자로 참여하기도 했으나 자신이 맡은 순서가 있는 날에만 기도회에 참석했다. 그 외에 교단장들은 외부 스케줄로 인해 단 하루도 참석하지 못했다. 기도회 팸플릿에 “3일간 진행되는 이번 기도회는 민족과 교회를 살리는 운명의 시간입니다. 끝까지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무색해 지는 상황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 기도회는 ‘기도’보다 ‘설교’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해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었다. 주최 측은 기도회를 1부와 2부로 나눠 설교순서를 두 번씩 넣어 3일간 진행된 기도회에서 총6번의 설교시간이 있었다. 그에 비해 기도시간은 매회 15분 남짓이었기에 전체적으로 기도보다는 설교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었다.   

또한 기도회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많은 기독인들이 모여 함께 기도하자던 취지와는 조금 다르게 흘러갔다. 이번 행사에서 설교를 한 목회자 가운데 절반은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였고 그들은 각기 다른 날짜에 순서를 맡아 교인들을 동원해 자리를 채웠다. 그렇기에 기도회에 모인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설교자의 교인들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이에 “이번 기도회는 한교총의 이름만 빌린 개교회 집회나 다름없어 보여 안타까웠다”는 평이 나왔다. 

결국 ‘2017한국교회대각성기도회’는 의아함과 아쉬움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기존 연합단체들과는 차별화를 두고 그들을 품겠다는 큰 포부를 지닌 한교총이었기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한 것일까. 이번 행사는 한교총의 현 주소를 보여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