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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건.사고

檢 "현기환, 이영복에게 50억 자금세탁 시도"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금품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영복 엘시티 회장으로부터 수십억원의 수표를 받고 자금세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8일 "현 전 수석이 50억원을 받아 자금 세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현 전 수석은 "이 회장과 지인들 간 돈 거래를 주선했을 뿐"이라고 검찰의 조사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은 이 회장으로부터 수표 여러 장으로 50억원을 받아 국내 뮤지컬 분야 대부이자 부산 문현금융단지 2단계 건설사업 시행사 대표인 S(57)씨에게 수표로 45억원을, 공중전화 박스와 현금지급기를 결합한 사업을 하는 A사 B(56)회장에게 수표로 5억원을 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S씨는 지난 7월 초 사업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급하게 돈을 빌릴 곳이 있느냐"는 요청을 받아 친분이 두터운 현 전 수석에게 자금융통을 부탁했고, 현 전 수석은 며칠 만에 45억원을 여러 장의 수표로 마련해 S씨에게 전달했다. S씨는 이를 자신의 지인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45억 원 수표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수표 발행인이 이 회장인 것으로 파악했다.

S 씨는 검찰조사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L씨가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 전 수석에게 이야기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 전 수석이 45억 원을 주길래 L 씨에게 전달했다. 이 회장의 돈 인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S 씨는 또 "L씨는 이 회장과 현 전 수석을 전혀 알지 못한다. 문현금융단지 2단계 사업과 이 회장이 발행한 수표는 무관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전 수석은 지난해 엘시티의 시공사 선정과 1조7800억 원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도움을 받은 대가로 현 전 수석에게 45억 원을 건넨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또 현 전 수석이 S 씨를 통해 '수표 세탁'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 전 수석과 이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단순한 자금 거래'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엘시티 사업이 극심한 위기에 빠졌던 2013~2014년 현 전 수석의 지인들로부터 여러 차례 돈을 빌렸다. 자금 융통에 숨통이 트인 올해 현 전 수석이 소개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이야기가 검찰 안팎에서 나온다. 현 전 수석 역시 "단순한 금전거래일 뿐 부정한 자금은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