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알고도 모른 척 계속 불법자행하나

총회서 정관어기고 공동대표회장에 이영훈 목사 선임

 

불법성 지적한 언론 의식한 듯 이 목사 사임서 제출

위법 눈감아주며 사임서 반려한 공동대표회장단

정관어디에도 근거 없지만 임원인선 ‘합법’ 주장하는 한교총 
교계연합운동 ‘개혁’ 논할 자격 있는지 의문

 

 

한국 교회 95%가 모여 교계를 대표한다는 ‘제4의 연합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이 지난 5일 제1회 정기총회를 열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교계 안팎에서는 한교총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좋은 시선보다는 한국 교회를 또 한 번 분열시켰다는 불편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임원인선과 관련해 공동대표회장단이 ‘불법’을 행해 문제가 지적됐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은 전계헌 목사(예장합동 총회장), 최기학 목사(예장통합 총회장), 전명구 감독(기감 감독회장), 이영훈 목사(기하성여의도 총회장)로 이 목사가 공동대표회장에 '불법'으로 추가 선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관에 어긋나도 요청하면 다 들어주는 한교총?

정기총회를 앞두고 한교총은 이번 회기 공동대표회장을 예장합동, 예장통합, 기감의 현직 총회장으로 내정했다. 그러나 정기총회 몇 시간 전에 열린 상임회장단 회의에서 일부 인사들이 이영훈 목사도 공동대표회장이 돼야한다고 강력히 요청하자 한교총은 이를 받아들여 이 목사를 공동대표회장단에 포함시켰다.

이는 명백히 정관에 어긋나는 행위였다. 한교총은 정관에 의해 회원교단을 교회 수에 따라 가, 나, 다 3개의 군(群)으로 분류하며 ‘가-나-가-나-가-다’ 순으로 대표회장 순번제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이번 회기에는 ‘5천 교회 초과 교단’이 속한 ‘가’군에서 대표회장을 맡을 차례였고 이영훈 목사는 ‘5천 교회 이하 1천 1개 교회 초과 교단’이 속한 ‘나’군에 해당하는 인사이기에 대표회장이 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교총은 상임회장단 회의를 거쳐 정기총회 석상에서 이 목사를 공동대표회장으로 선임한 임원명단을 통과시켰다. 정관을 어긴 것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불법’ 인정하지 않은 자와 ‘불법’ 알고도 눈감아준 자들

이후 한 언론에서 이영훈 목사의 공동대표회장 선임에 대해 불법성을 지적했고 한교총은 어떤 공식적인 입장도 발표하지 않다가 지난 12일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목사 이영훈)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내용은 이영훈 목사가 공동대표회장단 모임에서 사임서를 제출했으나 공동대표회장들이 이를 반려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이 목사가 사임서를 제출했던 것은 언론의 지적을 의식해 내린 결정인 듯 했지만 그 사유는 전혀 달랐고 ‘불법성’을 충분히 인지했을 공동대표회장들도 사임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창립60주년을 맞아 교회내실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으나 공동대표회장들은 “한국 교회의 연합을 위해 이 목사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앞으로 대외협력관계를 담당해 한국 교회 연합을 위해 더욱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불법으로 공동대표회장이 된 당사자는 불법성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주변인들은 이를 불법을 눈감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정관 제대로 살펴본 것 맞나? 임원인선 ‘합법’ 주장한 근거는 어디에

보도자료에서 한교총은 이영훈 공동대표회장 선임의 불법성을 지적한 언론보도를 ‘오인보도’라고 강조했다. 또한 임원인선에 대해 “정관과 제반법규에 따른 합법적인 절차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교총 정관과 운영세칙 및 임원인선규정 어디에도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조항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교총은 어떤 근거로 이 목사 선임이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한 것일까. 정관을 정확히 검토했다면 합법인지 불법인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는 연합단체가 마땅히 지켜야할 법을 뒤로 한 채 몇몇 인사들에 의해 위법하게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또한 한국 교회 연합운동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한교총을 탄생시켰다는 그들의 주장과도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으로 실망감만 더해지고 있다. 

타 연합단체 ‘개혁’ 논하기 전 먼저 ‘개혁’ 돼야할 한교총

한교총은 기존에 교계연합운동을 해오던 타 연합기관의 개혁을 운운하기 전 본인들이 먼저 개혁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기총회에서 했던 결의와 같이 ‘특정인의 연합단체 장악을 위한 불합리한 운영’이나 ‘일부 인사와 실무자의 과도한 주도권 행사’등과 같은 잘못은 답습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한편 이영훈 목사는 지난 1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이하 한기총) 정관에 명시된 연임제한규정을 어기고 제22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돼 ‘직무집행정지’를 당한 이력이 있는 인사다. 이 목사는 새로운 연합단체인 한교총에서도 또 다시 불법으로 대표회장 자리에 올라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