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정보로 피해자 속출하지만 정작 책임질 사람 없어
ⓒ나무위키 홈페이지
일일 편집 빈도수 1위를 기록하며 누구나 쉽게 작성하고 수정할 수 있는 위키 사이트인 나무위키를 통한 개인 명예훼손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위키 사이트는 불특정 다수가 문서를 작성 및 수정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나무위키는 출처 기재 없이도 문서 작성과 수정이 가능하며 이에 나무위키 문서들은 검증된 내용이 아닌 개인의 창작물에 가까운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문서들로 인해 실제로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는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무위키를 통해 한 개인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편향적이고 잘못된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고 있는데도 피해자는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2016년부터 나무위키가 시행 중인 ‘임시조치’라는 제재 역시 단순히 임시적인 ‘문서작성 금지’만 가능할 뿐 기존의 잘못된 정보들은 ‘역사’란에 그대로 노출돼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나무위키의 잘못된 정보로 인한 문서로 명예훼손을 당한 피해자는 이미 거짓 정보가 노출된 뒤에 자신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그 문서를 ‘임시조치’ 한다 하더라도 ‘역사’란에 잘못된 정보들이 고스란히 노출되므로 지속적인 인격 침해와 명예훼손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임시조치’ 했던 문서들 대부분은 별도의 공지 없이 다시 게시되는 경우가 많기에 이를 당사자가 빠르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 중 하나다.
그러나 나무위키 측은 이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무위키는 지난 2016년 5월 7일부로 파라과이의 유한회사 umanle S.R.L.측에 소유권이 이전됨에 따라 대한민국 법률이 아닌 파라과이 현지법의 적용을 받는다. 그렇기에 사용자가 문서 내용에 대해 나무위키 측에 책임을 묻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온라인 서비스 이용자가 올린 명예훼손 게시물에 대해 당사자가 이를 직접 확인하였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하였을 경우 방조 책임이 있다. 하지만 나무위키를 소유하고 있는 umanle S.R.L.은 국내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책임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나무위키의 콘텐츠 작성자가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 하더라도 나무위키는 한국 사법기관에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없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많은 나무위키 이용자들은 책임의식 없이 무작위로 문서를 작성하기도 하며 이로 인한 피해자는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현재 나무위키에 등재되어있는 문서들은 구글과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으며 검색 시 상위화면에 결과가 노출되기도 한다. 모바일 검색이 일상화된 현재 나무위키를 통한 잘못된 정보들이 포털사이트와 SNS 등으로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최근에는 특정 사용자가 꾸며낸 ‘나무위키 성 평등주의 날조 사건’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제 이론인 양 받아들여져 약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증식했고 위키 외에 각 온라인 게시판과 인터넷 뉴스, 정의당 당원 게시판까지 급속도로 영향을 끼쳤다. 나무위키에 문서를 작성할 시 출처 기재는 의무가 아니기에 정보의 신빙성이 확보되지 않는 것이다.
또한 나무위키는 이용자 간의 이견이 있을 경우 토론을 거치는 과정에서 주장의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숫자가 많은 쪽이 유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잘못된 내용에 대해 누군가 수정을 하려고 해도 다른 의도를 가진 비방인 혹은 세력에 의해 금방 기존 글로 수정되며 심할 경우 객관적인 내용으로 수정을 한 유저가 신고를 당해 차단되기도 한다.
명백한 허위사실을 수정한다고 해도 특정 비방인이 반복해서 기존 비방글로 돌릴 경우, 오히려 그 허위사실이 나무위키의 메인에 노출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누군가 악의를 품고 문서를 작성 및 수정할 경우에 대처하기가 매우 어려우며 나무위키의 문서가 중립적으로 유지되기는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다.
지금도 나무위키에는 명예훼손으로 인한 ‘임시조치’ 문서가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거짓된 문서들을 통해 누군가는 감당하기 힘든 피해를 보고, 누군가는 수익을 얻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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