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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종교

인터뷰/ 안준배 목사(한국기독교성령역사연구원)

 

 

 

한국기독교계에 일어난 성령 운동을 떠올릴 때 어떤 사건을 먼저 떠올릴까? 아마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일어난 평양대부흥운동일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한국 교회의 성령운동이 누구로부터 어떻게 전개됐는지 자세한 역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세계성령중앙협의회 이사장 안준배 목사는 한국 교회의 성령운동 역사의 재정비와 심도 있는 연구를 위해 지난 6일 한국기독교성령역사연구원을 출범시켰다.

오랫동안 한국 교회 성령운동과 연합운동 일선에서 헌신해온 안 목사는 연구원을 통해 성령운동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땀과 눈물로 헌신해온 목회자들을 재조명하려 한다. 
 
성령운동 역사, 체계적인 정리와 연구의 필요성 느껴

안준배 목사는 한국기독교성령역사연구원 설립배경에 대해 “한국 교회는 오래전부터 많은 성령대성회를 개최해왔다. 하지만 큰 성회를 하고도 정확한 자료집 하나 남기지 않고 성회를 마무리했다. 특히 성령운동에 크게 헌신해온 목사님들은 소천하고 나면 우리 기억 속에서 자연스레 잊혀져갔다”면서 “이는 누구하나 자료를 정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보관처 또한 없었던 탓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한국 교회 성령운동의 역사 자료를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보존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위한 독립된 연구기관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자료들을 잘 보존, 정리해 한국 기독교계에서 일어난 성령 운동 역사를 후손들에게 바로 알리고 그들이 더 큰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안 목사는 한국기독교성령역사연구원 산하에 한국기독교성령100년사 편찬위원회(위원장 소강석 목사)를 두고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그는 2007년부터 한국기독교성령100년사 편찬위원회와 함께 ‘한국기독교성령100년인물사’ 시리즈를 발간해 왔다. 안 목사는 오는 2월 4번째 시리즈 출판을 끝으로 ‘한국기독교성령100년인물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책 발간 및 심포지엄·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사역 계획 

‘한국기독교성령100년인물사’에는 독립운동가, 교육자, 신학자 등 목회자 뿐 아니라 각계 분야에서 한국 교회의 부흥과 성령의 역사를 위해 공헌한 인물들이 수록돼있다. 수록된 인물은 발간 예정중인 4권까지 합쳐 200명 정도 된다.

안준배 목사는 이 200명의 인물들이 대한민국과 한국 기독교계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다시 한 번 재구성해 심포지엄과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심포지엄과 세미나는 1년에 2,3차례 열릴 예정이며 ‘한국기독교성령100년인물사’에 수록된 200인에 대한 헌정식도 계획 중이다.

심포지엄과 세미나의 내용을 엮은 단행본 출간과 더불어 2018년에는 성령운동의 역사를 담은 화보집도 발간할 계획이다.

안 목사는 “과거의 일을 회상함에 있어 사진은 그 당시의 일을 더욱 생생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사진 한 장이 갖는 감동과 전달력은 여러 장의 글보다 더 깊다”면서 “화보집에는 1992년도 세계성령화대성회부터 현재까지 진행돼 온 성령운동의 역사를 담을 예정”이라고 했다.

안준배 목사는 올 가을에 문화공연도 선보일 계획이다. 공연은 ‘한국교회개혁실천 8개항’을 주제로 한 음악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밖에도 안 목사는 2012년 서울기독대학원 박사과정 당시 썼던 논문(성령운동의 시각으로 본 한국교회의 연합운동)과 그동안 연합운동을 하면서 만났던 인물들과의 일화를 엮은 회고록을 발간할 계획이다.

문화예술과 조화이룬 다채로운 성령운동 지속되길

안준배 목사가 한국 교회의 성령운동에 문화공연을 접목시키는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현재 문화평론가로 활동 중인 안 목사는 젊은 시절부터 문화예술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져 ‘너는 내 반석이시니라’ ‘천당에 간 사나이’ ‘오페라타 길선주’ 등 여러 편의 연극과 오페라를 기획한 바 있다. 또한 ‘쎄실로 가는 길’ ‘예술 그리고 예수’ ‘예술무대, 빛과 어둠’ 등의 예술평론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처럼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은 안 목사는 그동안 문화공연에 기독교적 색채를 입혀 기독교의 문화적 토착화를 위해 애써왔다. 그는 지속적인 사역을 통해 앞으로 한국 교회의 성령운동이 문화공연과 더불어 다채로운 성령운동으로 이어지길 원하고 있다. 

그는 “성령운동이 단순히 강단에서 전하는 메시지에 국한되지 않길 바란다. 목회자, 부흥사, 교육자, 문화예술가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 방법으로 성령운동을 이끌어 가길 원한다”면서 “그들이 만드는 문화공연, 신학적 소리, 강단에서의 메시지 등이 조화를 이뤄 성령운동을 이어갈 때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들과 한국 교회가 본질을 되찾고 개혁에 힘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성령운동 ‘부흥’아닌 ‘본질’에 초점 맞춰야

안준배 목사는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과 성령대부흥 110주년을 맞아 한국 교회가 부흥을 위한 여러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부흥은 사람이 설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요새 신문 광고만 봐도 유명한 목회자를 앞세운 ‘부흥을 위한 몇 천 명 기도회’, ‘몇 만 명 집회’ 등의 문구를 종종 볼 수 있다. 많은 인원, 유명한 목회자와 단체가 부흥이란 ‘목적’만 내세운 경우가 많다”면서 “한국 교회는 이런 세속화된 물량주의와 물질주의를 벗어 던져야 한다. 또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아닌 본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1907년 평양대부흥의 역사는 길선주 목사의 회개로 시작됐다. 길 목사는 부흥을 위해 회개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면서까지 진정한 회개를 했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 성령님이 역사하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기 원한다면 먼저 우리의 삶의 진정한 회개가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목회자들은 성경을 푯대로 삼아 청렴하고 정직한 삶을 살아야 하고 개혁하며 본래의 정체성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럴 때 애쓰지 않아도 부흥은 자연스레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성령·문화·연합운동에 헌신한 사람으로 기억되기 원해”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안 목사는 자신이 성령운동과 문화운동 및 한국 교회 연합운동에 헌신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정직하고 청렴하며 성결한 삶을 사신 방지일 목사와 역사신학자로서 한국교회사에 큰 영향을 끼친 민경배 박사를 존경한다. 나는 이들과 같은 분야는 아니지만 그들처럼 순수한 믿음을 바탕으로 성령·문화·연합운동을 위해 힘써 다음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보여주길 원한다”면서 “그 일환으로 시작한 한국기독교성령역사연구원 사역이 하나님의 역사하심 속에 큰 열매를 맺길 바란다. 연구원이 시작은 미약하지만 해를 거듭 할수록 성장하며 한국 교회에 꼭 필요한 기관으로 세워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